[사설] 시(詩)를 까다

이봉수 논설주간

이봉수 기자

작성 2020.08.05 14:32 수정 2020.08.11 12:30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요즘 많은 시가 시인들만의 고급 암호문으로 전락했다.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를 하면서, 내뱉은 사람도 무슨 소린지 모르는 비비꼬인 현학이라야 값진 시가 되는 모양이다.

잠꼬대 같은 암호를 푸는 해독병들이 평론이란 잣대를 들고 사치스런 재단을 하지만, 더욱 깊은 미궁으로 빠져드는 말장난에 진저리가 난다.

수준 낮은 독자들은 저 수준 높은 시들을 쓰레기통에 버린지 오래다. 누구든지 읽으면 금새 눈가에 이슬이 맺히거나 빙그레 미소지을 수 있는 쉽고 감동적인 시는 없을까.

이제 시인들이 커밍아웃과 미투를 하고 자신들이 만든 늪에서 탈출해야 한다. 시는 시인들만의 사치품이 아닌 보통사람들의 필수품이기 때문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명시를 외면서 밤을 새우던 시절이 그리워진다.


이봉수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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