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우리 강산] 통영 오곡도

윈시의 섬, 생태의 보고

이해산 기자

작성 2020.09.14 10:27 수정 2020.09.14 10:39



경남 통영시 산양읍 연곡리 오곡도는 한려해상국립공원에 있는 조그만 섬이다. 한 때는 2개 마을에 약 50호의 민가가 있었고 조그만 분교가 있었다. 70년대에 무장공비들이 준동할 때는 전경초소도 있었다. 지금은 분교는 폐교가 되었고 전경초소도 폐허가 되고 주민들은 대부분 도시로 이주하여 5가구만 남아 대부분 노인들이 살고 있다.
 
주변엔 유명한 비진도 해수욕장이 있고 연대도, 만지도, 학림도, 부지도, 용초도, 한산도 등의 섬들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근처 바다는 이순신 장군이 학익진을 치고 왜군을 물리친 곳이다. 섬의 생김새가 멀리서 보면 까마귀 형상을 하고 있고 섬에는 까마귀가 많이 살아 오곡도라 불렀다고 한다.
 
욕지도나 연화도에 비해 가까운 곳에 있지만 오곡도는 가장 원시에 가까운 섬이다. 사람들의 출입이 적기 때문이다. 섬의 지형이 워낙 경사가 심하여 사람들이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 선착장에서 마을까지는 가파른 계단길로 2백미터를 올라가야 한다. 자전거 한 대도 다닐 수 없는 길이므로 운송수단은 오로지 등짐을 지는 방법 밖에 없다. 



오곡도에는 상록 활엽수인 동백, 후박나무 등과 대나무와 같은 아열대 식물이 자란다. 동백나무 군락은 원시림으로 300년 이상 된 아름드리 나무가 자생하고 있다. 그리고 철마다 각종 야생화가 만발한다. 봄이면 찔레꽃 향기가 섬을 진동하고 7월이면 섬나리꽃이 온 섬의 절벽을 장식한다. 가을엔 노란 들국화가 피고, 동백꽃은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한겨울에 붉게 핀다. 동백꽃 낙화가 오솔길에 뚝뚝 떨어지면 남국의 섬엔 봄이 찾아온다.
 
봄이면 휘파람새와 같은 희귀 철새가 날아와 자지러지게 노래하고 제비가 처마밑에 집을 짓는다. 초여름부터는 밤마다 자옥한 개구리 소리가 섬을 뒤덮고 비오는 날엔 길에 달팽이가 수없이 기어다닌다. 6월경부터 반딧불이가 밤하늘을 수놓는다. 그리고 이때부터 지긋지긋한 모기가 10월까지 사람을 괴롭힌다. 겨울에는 영하로 내려가는 날이 거의 없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가장 좋은 계절이라 할 수 있다. 


오곡도에는 부지런하기만 하면 먹을 것은 지천으로 늘렸다. 겨울에도 노지에 방풍이라는 식물이 자란다. 방풍은 중풍을 예방하는 약효가 있다고 하며 나물로 먹으면 두릅과 비슷한 맛이 난다. 머위, 쑥, 미나리, 달래, 냉이가 밭두렁에 자생하는데 해풍을 맞고 자라서인지 육지산 보다 맛이 좋고 향이 진하다. 텃밭에 부추, 상추, 고추 마늘 정도만 심어 놓으면 먹거리 걱정은 없다. 바다로 내려가면 미역, 파래, 서실 등의 해초와 성게, 고동, 군소 등을 잡아올 수 있다. 낚시를 하면 고기는 언제나 잡을 수 있다. 


섬에서는 물이 중요하다. 물이 없으면 사람이 살 수 없다. 오곡도에는 산 중턱에 우물이 있고 물이 풍부하다. 아무리 가물어도 이 샘이 마르는 일은 없다. 수질도 좋아서 경남의 수질 경연대회에서 1등을 했다고 한다. 이제는 전기가 들어와 필요할 때마다 양수기를 돌리면 집집마다 수도꼭지에서 물이 나온다. 위장이 좋지 않은 사람도 이 물을 약 열흘 간 마시면 위장병이 낫는다고 한다.  
 
오곡도에는 유명한 낚시 포인트가 많다. 남쪽 끝으로 춘향여와 갈무여 그리고 평바위가 있다. 이 곳에는 철따라 감성돔, 벵에돔, 볼락 등이 많이 잡힌다. 큰마을 선착장 옆 비진도 방향 갯바위도 낚시 포인트다. 섬의 서측 직벽도 수심이 깊어 좋은 낚시 포인트가 된다. 낚시꾼들은 통영시 산양읍 척포에서 낚싯배로 1인당 왕복 2만 5천원의 선비만 주면 언제든지 들락거릴 수 있다.  
 
오곡도 남쪽 끝에는 무인등대가 하나 있어 밤배들의 길잡이 역할을 한다. 산 위에 올라가서 보면 주변엔 온통 섬이다. 멀리 구을비도, 소지도, 국도, 좌사리도, 연화도, 욕지도, 노대도가 보인다. 동쪽으로는 비진도 너머 장사도, 가왕도까지 보이고 남쪽은 망망대해 태평양이다.
 
외롭고 아름다운 섬 오곡도에는 아직도 원시가 숨쉬고 있다.


이해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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